‘ 테크볼 ‘ 이준석의 ‘인생 승부’, 한국 최초 메달 확보!

축구를 내려놓고 다시 잡은 공, 이준석이 만든 테크볼의 첫 메달

5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27세 국가대표의 도전

요즘 아시안게임에서 낯선 종목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테크볼입니다. 이름부터 생소하지만 경기 장면을 보면 축구와 탁구, 족구를 섞어놓은 듯한 매력이 있습니다. 곡선으로 휘어진 특수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손과 팔을 제외한 신체 부위로 공을 넘기는 스포츠입니다. 한 선수가 최대 세 번까지 공을 터치할 수 있고, 한 세트를 먼저 12점 따내면 승리합니다.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테크볼이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한국에서는 이준석이 남자 단식에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9월 19일 준결승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하며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습니다. 한국 테크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입니다.

테크볼은 도대체 어떤 스포츠일까

발로 하는 탁구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테크볼은 헝가리에서 탄생한 스포츠로 알려져 있습니다. 곡선형 테이블 때문에 공이 튀어나오는 방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고, 손과 팔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순간적인 판단과 볼 컨트롤이 중요합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크볼은 국내에 2018년 도입됐고,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단식과 남자 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 단복식과 혼합복식 등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렸습니다.
축구 선수들이 훈련이나 놀이로 테크볼을 즐기는 모습이 종종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이름을 알린 종목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이 테크볼을 훈련에 활용하는 모습이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조금씩 관심이 커졌습니다.

축구 선수에서 대기업 직장인, 그리고 다시 국가대표로

안정적인 정규직을 앞두고도 테크볼을 선택했다

이준석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메달을 따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준석은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시작해 21세까지 K4리그 이천시민축구단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습니다. 이후 족구 선수로도 활동했고, 테크볼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길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2021년 테크볼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지만 코로나19로 국제대회가 무산되면서 국제무대에 나설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후 생계를 위해 대기업 생산직 계약직으로 일했고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2월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준석은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다시 한번 국가대표의 꿈에 도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비로 헝가리까지 찾아간 이유

야외 훈련을 견디고 직접 배울 곳을 찾아갔다

훈련 환경도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테크볼 대표팀은 실내 훈련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야외에서 훈련하는 기간을 보냈습니다. 비가 오면 테이블을 접었다가 날씨가 좋아지면 다시 펼쳐야 했습니다.
이준석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 테크볼 종주국으로 알려진 헝가리에 사비를 들여 찾아갔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SNS를 통해 헝가리 선수에게 직접 연락해 일대일 훈련을 부탁했고, 유럽 선수들의 스핀 기술과 헤더 훈련법을 익혔습니다.
그 과정은 이번 대회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준석은 조별리그 5경기를 모두 무실세트로 통과했고, 8강에서도 키르기스스탄 선수를 2-0으로 꺾으며 준결승에 올랐습니다.

한국 테크볼의 첫 메달, 이제는 결승이다

상대 선수 부상으로 결승 진출, 최소 은메달 확보

9월 19일 열린 준결승에서 이준석은 쿠웨이트의 자이드 에이단을 상대했습니다. 첫 세트를 12-10으로 따낸 뒤 2세트에서도 앞서가던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기권했습니다.
이준석은 결승에 진출했고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이를 한국 테크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준석에게는 아직 마지막 경기가 남아 있습니다. 9월 20일 결승에서 이라크의 알리 잘릴 메즈헤르 알레야위와 금메달을 놓고 맞붙습니다.
이번 이야기가 흥미로운 것은 단순히 새로운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메달을 확보했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축구 선수의 꿈을 접고, 생계를 위해 직장으로 향했다가, 다시 국가대표라는 기회를 잡은 선수가 이번에는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준석은 준결승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을 포기하고 도전한 만큼 대회가 끝난 뒤의 생계도 고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메달은 테크볼이라는 종목의 첫 기록인 동시에 한 선수에게는 다시 운동을 선택한 시간에 대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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