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주머니’ 하나가 던진 질문, 초등학교 체험활동은 왜 점점 줄어들까

아이들의 안전과 교사의 책임 사이, 현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2년 전 교실에서 발생한 작은 체육활동 사고가 형사고소로 이어지면서 다시 떠오른 현장체험학습의 안전 문제

콩주머니를 던졌을 뿐인데 2년 뒤 형사고소까지

최근 초등학교 교실에서 있었던 ‘콩주머니 던지기’ 사고가 교육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당시 4학년 학생이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는 활동을 하다 미끄러져 넘어졌고, 학부모는 지난 6월 당시 교사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학부모는 자녀가 무릎 슬개골 탈구 등으로 6주 이상 치료를 받았고 현재도 통증과 붓기, 저림 등이 반복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해당 교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적인 사고였으며 감독자로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같은 사고를 놓고도 학부모와 교사의 설명이 완전히 다른 셈입니다. 아직 경찰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어느 한쪽의 주장을 사실로 단정할 단계도 아닙니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콩주머니’보다 그다음 이야기

이번 사건이 특히 관심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학교 안전사고를 넘어 교사의 교육활동 위축 문제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해당 교사는 콩주머니 활동이 정규 수업 전 7~8분 동안 전 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던 학교 프로그램이었으며, 당시 학생들에게 높이를 제한하는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는 교실 바닥과 활동 방식에 안전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아이들이 다쳤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에게 어느 정도까지 주의의무를 요구할 것인가입니다. 교육활동에는 어느 정도의 위험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대로 모든 사고의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돌린다면 교사가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현장체험학습은 숫자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현장체험학습 감소에서도 확인됩니다. 서울시교육청 자료를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관내 초등학교의 비숙박형 현장체험학습 실시율은 2024년 79%에서 2025년 51%, 2026년 26%까지 떨어졌습니다.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체험활동이 줄어드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과 학부모 민원, 인솔교사의 업무 부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 입장에서는 수십 명의 학생을 데리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교통사고나 시설물 사고, 학생 간 안전사고까지 모두 신경 써야 합니다. 작은 사고라도 학부모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면 아예 위험 요소가 적은 교내 활동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체험학습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고 안전이 걱정되니 체험학습 자체를 줄이는 것이 정답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교육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올해 5월 안전한 환경 속 배움이 숨 쉬는 현장체험학습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현장체험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확대하고, 교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교육청은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안전사고에 대해 교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학교안전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교육청이 법률 대응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학생의 안전과 교사의 책임을 서로 반대편에 놓지 않는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고 책임이 있다면 그에 맞게 판단하되, 예측하기 어려운 모든 사고까지 교사 개인의 형사책임으로 연결하는 구조라면 교육활동 자체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교실 밖에서 배우고 몸으로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고, 교사에게는 안전을 지키면서 교육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번 콩주머니 사고가 단순한 고소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학교에서 안전과 교육을 어떻게 함께 지킬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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