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가 유럽을 흔들자, 이번에는 하이브리드까지 꺼내든 EU
값싼 중국차가 몰려오자 달라진 유럽의 대응

전기차 관세에서 하이브리드 수출 제한 논의까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산 자동차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배터리 전기차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중심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월 17일 EU가 중국에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을 약 15% 수준으로 제한하는 자율적인 수출 제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중국산 하이브리드의 시장 비중은 3분의 1을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동의하지 않으면 EU가 추가 관세나 수입제한을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된 관세 조치가 아니라 협상 과정에서 나온 제안입니다.
왜 EU는 중국차를 다시 문제 삼을까
전기차에는 이미 높은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EU와 중국의 자동차 갈등은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조사를 진행한 뒤 2024년 10월 확정 상계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당시 추가 관세율은 업체별로 달랐습니다. BYD는 17.0%, 지리는 18.8%, SAIC는 35.3%였고, 협조한 다른 업체에는 20.7%가 적용됐습니다. 이는 기존 일반 관세와 별도로 부과되는 조치입니다.
중국은 EU의 조치를 보호주의적이라고 반발했고, 이후 EU산 브랜디와 일부 농축산물 등을 둘러싼 대응 조치가 나오면서 갈등은 자동차 밖으로도 번졌습니다. 이번에는 하이브리드가 새로운 쟁점이 된 셈입니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가 급격히 늘어난 이유
관세가 낮은 틈을 타 수입이 빠르게 증가했다
FT에 따르면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EU 수입은 2024년 10월 약 3,800대에서 2026년 7월 5만 대까지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하이브리드에는 EU의 일반적인 10%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됩니다.
유럽 입장에서는 전기차에 높은 추가 관세를 적용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라는 다른 경로로 중국산 차량의 존재감이 커지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 공동연구센터(JRC)도 2026년 보고서에서 중국산 차량의 EU 내 존재감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배터리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에도 나타난다고 분석했습니다.
15%라는 숫자가 등장한 배경
관세보다 먼저 수출 자율 제한을 요구한 EU
이번 논의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EU가 처음부터 관세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 자율적인 수출 제한을 요구했다는 점입니다.
FT에 따르면 과거 유럽은 일본산 자동차 수입 증가에 대응했고, 일본은 1986년 유럽 시장에 대한 자발적 수출 제한에 합의했습니다. 이후 일본 업체들은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했고, 닛산·토요타·혼다 등의 공장이 대표적인 사례가 됐습니다.
현재 중국 업체들도 유럽에서 생산 기반을 넓히고 있습니다. BYD는 헝가리 등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이 기존 유럽 공장이나 현지 생산 파트너를 활용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논의는 단순히 중국차를 막을 것인지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유럽 현지 투자와 생산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지와도 연결됩니다.
결국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동차 무역갈등은 가격과 선택의 문제로 이어진다
EU가 중국산 하이브리드에 실제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입업체가 관세 부담을 차량 가격에 반영하면 중국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차의 낮은 가격과 다양한 선택지가 유럽 소비자에게 제공되던 상황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럽 자동차 업체에는 경쟁 환경이 달라질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가격과 선택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15% 논의 역시 아직 최종 결정은 아닙니다. 앞으로 중국이 자율적인 수출 제한을 받아들일지, EU가 실제 관세나 수입 제한으로 방향을 바꿀지가 핵심입니다.
결국 이번 사안은 중국차를 단순히 많이 팔고 적게 파는 문제를 넘어 유럽이 자국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 선택, 중국과의 무역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