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포로 2명은 어떻게 한국에 왔을까?

북한군포로 2명은 어떻게 한국에 왔을까, 공개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붙잡힌 북한군 포로 2명, 1년 8개월 만에 한국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로 알려진 국내 송환, 정부는 비공개 합의를 강조했고 정치권에서는 신변 보호와 공개 필요성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다
북한군포로 2명, 결국 한국 땅을 밟았다
최근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모은 북한군 포로 2명이 실제로 한국에 들어온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으로, 약 1년 8개월 동안 포로로 지내다 한국행을 선택했습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월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두 사람이 3~4일 전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도 송환 자체를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외교부는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신병 처리 여부와 시기, 경로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정부는 공개하지 않았을까
이번 논란의 핵심은 포로가 한국에 왔다는 사실보다 이 과정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우크라이나는 포로들의 신변 안전과 남북관계, 한러관계 등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협의했습니다. 양국은 물밑 협상을 이어갔고, 지난 6월 무렵에는 포로 송환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공개 합의를 지키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타당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우크라이나 측이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9월 24일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문제는 외교와 안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예민한 의제라며 공개로 발생할 여러 문제를 고려해 비공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은 신변 보호, 국민의힘은 공개 필요성에 초점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포로 당사자들의 안전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봤습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에 유감을 표하면서 포로들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북한에 남아 있을 가족의 안위와 한반도 정세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가 왜 송환 사실을 비공개했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가 비공개에 집착한 이유를 물었고,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은 북한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실제로 북한의 눈치를 보기 위해 비공개했다는 것은 야권이 제기한 정치적 주장이고,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포로의 안전과 외교안보상 민감성을 고려한 비공개였습니다. 서로 다른 주장을 사실처럼 섞어서는 안 되는 사안입니다.
이 포로들이 한국행을 선택한 배경도 관심
이번 사건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두 포로가 한국행 의사를 밝혀왔다는 점입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한국 탈북민 단체에 친필 편지를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북한군 포로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한다는 입장에서 이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이 문제는 갑자기 등장한 것도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면서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당시 양국 정상은 포로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맞게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번 송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참여하면서 생겨난 매우 이례적인 외교·안보 사례이기도 합니다. 포로들의 한국행 자체뿐 아니라 앞으로 이들의 신변 보호와 정착 과정, 북한과 러시아의 반응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이번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포로 2명이 한국에 왔다는 사실과 그 사실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문제를 구분해서 보는 것입니다.
정부는 신변 보호와 외교적 고려를 이유로 비공개가 필요했다고 설명하고 있고, 야권에서는 국민에게 공개해야 할 중요한 사안을 왜 정부가 먼저 알리지 않았는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로 예상보다 빠르게 세상에 알려진 만큼 앞으로는 송환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포로들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